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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KE MAKES ME HAPPY

Dario Pegoretti l Bottega in Verona

POSTED BY BIKE MAKES ME HAPPY | 2020-03-07


안녕하세요. 저희는 신혼여행에서 무사히 돌아왔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이탈리아도 한국도 모두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네요. 저희 부부는 로미오와 줄리엣의 배경이 된 베로나라는 작고 아름다운 도시에 방문했습니다. 베로나에는 다리오 페고레티의 공방이 있기도 하죠. 베네치아에서 기차로 1시간이면 가는 도시라서 기회가 된다면 꼭 방문하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베로나는 웬만한 거리는 걸어 다닐 수 있어서 슬슬 걸어서 다리오 페고레티 공방으로 갑니다. 큰 유리창문으로 이뤄진 공방.


드디어 왔네요. No.22 Bicycles과 Breadwinner Cycles의 공방은 방문해봤지만 다리오 페고레티의 공방은 처음 방문이라 설렘이 막 생기더군요. 반갑게 맞이해주는 크리스티나가 문을 열어줍니다. 들어가자마자 다리오 페고레티는 만나본 적 없지만 '아.. 다리오다!'라고 느낄 수 있던 공간. 다리오는 더이상 없지만 남은 사람들이 채워나가는 분위기가 있더군요.


공방 구조는 특이하게 되어있어요. 반지하처럼 계단으로 내려가면 나오는 쉴 수 있는 공간이 나옵니다. 공방의 중심이기도 하죠. 여기엔 그들이 좋아하는 LP와 와인, 책등 취향이 가득합니다. 겨자색 의자에 앉아있는 다리오 사진도 함께 있더군요.


일단 저희의 결혼을 축하한다며 결혼 선물부터 건네준 크리스티나와 피에트로 직접 고른 독일산 종이에 프린트한 다리오페고레티 프레임! 행복하네요. 고마워요. 커피를 한 잔씩 마신 후 공방을 둘러보기로 합니다. 큰 창으로 빛이 들어와서 햇살 좋은 날엔 조명이 따로 필요 없더군요. 직접 공방으로 자전거를 찾으러 오는 경우가 많아서 바쁘더군요. 공방엔 계속 음악이 흐릅니다.


일단 주문 들어온 프레임의 스펙에 맞게 지그에 올립니다.


다리오 페고레티의 시그니처 튜빙. 다리오 페고레티의 자전거는 다리오가 디자인한 자신만을 위한 튜빙을 사용합니다. 같은 콜롬버스 튜빙, XCR튜빙이라도 다리오 페고레티는 오직 다리오를 위해 나온 튜빙이라는거죠.


크리스티나와 많은 이야기를 했습니다. 아시다시피 다리오 페고레티는 시그니처 튜빙, 드롭아웃, 포크까지 직접 디자인한 모델을 사용하고 있죠. 다른 브랜드에서 본인들도 사용하게 해달라는 의뢰가 많다고 합니다. 하지만 다리오는 다른 브랜드를 만들어주지도 않으며, 시그니처가 하나도 없는 핸드메이드가 무슨 의미가 있을까라고 얘기하더군요. 용접 기술력은 당연 필수이고, 그 외의 요소들, 소위 말하는 핸드메이드 프레임의 가치를 판단하는 중요한 요소가 됩니다.


아주 정교하게 가공된 모습입니다. 또 다른 중요한 디테일이죠.


곧 저희 매장에서 만날 수 있는 Responsorium!


게를 포크에 꽂아 구워버리는 페고레티. 피에트로가 그린 페고레티의 모습닙니다. 왜 하필 게일까요?


영어사전에서 찾아보면 ‘암’외에도 ‘게자리’라는 뜻도 있는데 그 유래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암에 대한 기록은 이집트 문헌에 처음 보이지만 본격적인 기록은 그리스 시대부터 나타났다. 암을 뜻하는 영어 ‘cancer’의 어원은 그리스어 ‘카르시노스(karcinos)’이다. 오늘날 cancer에도 ‘게’라는 의미가 있지만 ‘카르시노스’는 원래 게를 뜻하는 말이었다. 그러면 게가 왜 암을 가리키는 단어가 되었을까? 그리스 시대 또는 그 이전부터 의사나 일반인에게 가장 널리 알려졌던 암은 여성의 유방암이었다. 쉽게 짐작할 수 있듯이 유방암은 눈에 잘 띄는 암이기 때문이다. 오늘날과 같은 진단기술이 없던 당시에는 유방암 발병사실을 초기에는 알 수 없었지만 암이 어느 정도 진행되어 몽우리가 만져지고 핏줄(정맥이나 림프관)이 불거지면 쉽사리 비정상적인 현상이라고 생각했다.  그리스 사람들은 그 모습이 ‘게’같다고 여겨 ‘카르시노스’라는 이름을 붙이게 된 것이다.’


황상익 <서울대의대교수, 의사학(醫史學)> 


페고레티와 리차드삭스가 함께 만든 튜빙 #peggorichie

 


공방 곳곳엔 그림과 음악이 녹아있어요. 자전거 공방이야?라고 느낄 정도로 갤러리 같은 느낌도 납니다.


줄지어 기다리는 프레임들


다리오의 젊은 시절 모습. 스틸을 그렇게 사랑했다는 다리오


용접까지 완성된 자전거들이 오는 곳입니다. 다리오 페고레티 공방은 한 바퀴를 돌면 순서대로 자전거를 만들 수 있는 구조입니다. 프라이머를 바른 채 옷이 입혀지길 기다리는 프레임들이 걸려있네요.


작업 공간이 너무 마음에 들었네요. 학교 다닐 적 생각도 나고..


정말 다양하고 예측불허의 툴을 사용하는 안드레아


다리오와 피에트로가 여행 중 만나 공방에서 함께 지내던 Jack은 작년 여름에 다리오 곁으로 갔다고 합니다. 다쉬라는 이름이 이 강아지는 크리스티나의 반려견! 나이가 13살 정도 된 노견입니다. 불편한 다리이지만 열심히 걸어 다니더군요.


이곳은 프레임을 조립하거나 쉬핑하는 곳입니다. 마지막 마무리하는 곳이죠. 출고될 자전거들이 주인을 기다립니다. 벽에 걸려있는 흥미로운 사진은 TREK USA 앞에 옹기종기 모인 사진. 맨 오른쪽에 앉아있는 사람이 다리오 페고레티.


저희가 공방을 둘러보는 동안 몇몇 손님이 오셨는데요, 독일 분이신데 직접 픽업을 오셨습니다. 영상을 찍고 있는 분도 이미 다리오 페고레티를 타고 있더라고요. 친구분은 언박싱 모습을 함께 구경하며 내가 저 기분을 알지..라고ㅎㅎ 아이의 밸런스 바이크도 가져와서 붓질 한 번만 해줘..라고 해서 가져가더군요!! 매~우 만족하고 흡족해하시면서 가셨습니다.


크리스티나와 피에트로와 커피 마시면서 재밌던 몇몇 대화 중에 하나가 바로 결혼반지 이야기였습니다. 저는 꼈는데 하천님은 안 끼고 가셨거든요. 왜 안 꼈냐고 묻는 피에트로의 말에 잃어버릴까 봐 아예 빼고 왔다고 말하는 하천님. 피에트로도 안 끼고 있었는데 크리스티나가 이탈리아 남자들은 다 저런다며 아주 좋은 핑계라고 하더라고요ㅎㅎ 담배를 아주 좋아하는 대부분의 이탈리아인들은 자연스레 저희에게도 담배를 권유합니다.




소파에 앉아서 크리스티나와 얘기를 나눕니다. 크리스티나는 많은 사람들이 스틸하면 빈티지 자전거를 생각하는데, 다리오 페고레티와 스틸 자전거를 만드는 많은 공방들이 빈티지 자전거를 만드는 곳은 아닙니다. 레이싱 자전거뿐만 아니라 요즘 흐름에 맞는 모델을 생산하고 있죠 어쩌면 크리스티나와 저는 다른 세대이지만 그래서 더 재밌는 아이디어들이 나오는 것 같아요. 서로 말을 귀담아듣고 얘기를 하죠. 크리스티나를 직접 만나면 그녀만의 포스가 어마어마합니다.


사진에서만 봤던 다리오의 담배들. 차마 버리지 못하고 아예 보관하기로.


여기는 원래 기차를 수리하는 곳이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기차 레일이 있었군요.


사방으로 다 꿇려 있는 이곳이 너무 좋더라고요. 이 날이 금요일이었는데 카니발이 한창이었습니다. 오늘은 뇨끼를 먹는 날이라며 저녁에 함께 뇨끼를 먹으러 가기로 약속하고 나왔습니다. 다리오를 직접 만나보진 못했지만 다리오에 대해 단숨에 알 수 있던 너무너무 소중했던 시간이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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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파일 Dario Pegoretti's Bottega in Verona.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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